우리술 칼럼
- 혼술과 전통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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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8-01-26
- 조회수 3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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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과 전통주 3
추울 땐 무조건 집에서 혼술 춥다, 춥다, 했지만 이렇게까지 추울 줄 몰랐던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가 시려서 웃기도 싫은 오늘 같은 날은 술도 그냥 따뜻하게 집에서 마시는 게 정답이다.추우니까 웬만하면 알코올 도수가 짱짱한 술로 고르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후루룩 먄들 수 있는 간단한 안주도 준비해야겠다.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혼술 마실 생각을 하니 얼었던 마음이 쿵덕거리기 시작한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술 찬장과 냉장고를 구석구석 뒤져서 두 가지 안주와 두 가지 술을 맞춰보았다.
굴 미조레 나베와 문배술 술 찬장에 새로 구비해둔 문배술 문배도 에디션을 먼저 꺼냈다. 차가운 공기를 온 얼굴로 맞을 때마다 문배술 한잔이 간절하던 터였다. 마침 문배술과 늘 실패없이 어울리는 식재료 생굴이 냉장고에 있길래 소파 옆에 두고 배고플 때마다 꺼내보는 요리책<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겨울편>에서 봤던 미조레 나베가 떠올랐다.무를 강판에 갈아서 다시물에 넣고 부르르 끓이는 냄비 요리인데, 무 향과 굴 향이 최대치로 한데 어우러지는 겨울의 맛 그 자체다. 먼저 다시물을 만들어두고 그 사이 믹서에 무를 갈아둔다. 양배추, 버섯, 쑥갓, 파 등 국물에 어울릴 것 같은 채소를 꺼내 듬성듬성 썰어둔다. 끓는 다시물에 간 무를 넣고, 무가 잘게 떠오르면 나머지 채소를 더한다.쑥갓과 굴을 마지막으로 넣고 30초 뒤에 불을 끈다.가장 좋아하는 예쁜 잔을 하나 꺼내고 문배술을 조르르 따른 뒤 ‘선주후굴’을 몇 번 반복한다. 문배술 25도보단 40도가 잘 어울리고 이강주와도 어울림이 찰떡 같았다.
화자오 새우구이와 감홍로 최근 사천후추인 화자오에 빠져서 이 요리 저 요리에 다 넣어보는 실험요리를 이어가는 중인데, 가장 간단한 것이 프라이팬에 불을 세게 올리고 새우를 튀기듯이 굽는 이 요리다. 화자오는 살짝 빻아 전분과 섞어 손질한 새우에 얇게 옷을 입힌다. 기름을 충분히 둘러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새우를 투척하고 지글지글 울려퍼지는 소리를 즐긴다. 감홍로를 작은 잔에 한 잔 먼저 따르고 익어가고 있는 새우 위로 촥 흩뿌린 뒤 프라이팬을 비스듬히 기울여 불을 붙여 ‘플람베’를 한다. 불기둥이 솟아오를 때 놀라지 말고 남아있는 화자오를 좀 더 뿌린다. 새우가 예쁘게 그을리면 불을 끄고 거칠게 썬 고수잎을 뿌려 마무리한다. 씹으면 화자오가 은은하게 퍼지면서 묘한 맛이 나는데, 여기에 한약재의 기운이 은은하게 퍼지는 감홍로 한잔을 더하면 뱃속부터 손끝까지 따뜻해진다. 새우는 술안주로 만들기 쉽고 간편한 식재료라서 꼭 냉동실에 넉넉하게 채워둔다. 겨울을 나는 혼술족에게 귀한 식량이 될 것이다.
글 : 손기은(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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