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막테일’ 한 잔 하실래요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8-04-16
  • 조회수 6558

 

곰손 에디터의 좌충우돌 술 빚기 7탄

막테일’ 한 잔 하실래요

 

 

나는 요리잡지 에디터다. 세상의 모든 음식을 레시피로 공식화하고 글로 그려내는 일을 한다. 칼럼의 이야깃거리는 매달 계절성과 식문화 트렌드를 고려해 결정짓는데, 다가올 5월호는 의례적이지만 그래서 또 중요한 ‘가정의 달’을 주제로 삼았다. 요즘의 요리와 스타일링 흐름을 집에서도 손쉽게 접목할 수 있는 홈 파티 테이블을 차려보기로 했다.

“어버이날 부모님을 모시는 한식 테이블을 제안해주세요. 상을 차리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서로 부담스러우니 음식은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섬김과 배려의 마음만큼은 묻어나면 좋겠어요. 봄이니까 스타일링은 내추럴리즘을 주제로 밝고 산뜻하게, 하지만 어른 취향을 반영해 너무 방방 뜨지 않고 담담하고 고상하게요. 상차림에 어울리는 음료도 같은 결로 하나 준비 부탁 드립니다.”

이런 몹쓸 에디터 같으니라고. 애매하기 짝이 없는 몇 마디 주문과 몇 장의 스타일링 시안을 투척한 채 요리 선생님의 답을 기다렸다. 산뜻하면서도 담담하고 고상하게, 무엇보다 음료 구성이 난관일 듯했다.

답이 왔다. 이런저런 요리와 스타일링 아이디어 가운데 걱정했던 음료 메뉴가 눈에 ‘똭’ 들어온다. 막걸리 칵테일!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마실 꺼리에 대한 적절한 해답이다. 요즘 젊고 개성 있는 막걸리가 속속 등장하면서 일상 술로서 막걸리의 가능성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데다, 흰 도화지 같은 뽀얀 빛깔과 담담한 풍미는 어떤 맛도 고상하게 껴안으며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장점이 있다. 다채로운 변주가 가능하니 칵테일 베이스로 제격이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코코넛 럼 ‘말리부’처럼. 곡주 특유의 든든함과 산뜻한 산미는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허기를 달래고 입맛을 돋우는 식전주로도 좋다.

 

파티 식전주로도 일상 노동주로도

달짝지근하면서 새큰하고, 구수하면서 쌉싸래하고. 막걸리 자체가 층층이 복합적인 풍미라 칵테일을 만들 때 이런저런 재료를 복잡 다난하게 섞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플레이버(Flavor) 시럽으로 하이라이트가 있는 맛을 연출하고, 묵직한 막걸리 결에 탄산수로 청량한 공기를 불러일으키기만 해도 훌륭하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유리잔 바닥에 시럽을 약간 따르고 그 위에 막걸리를 반 컵 정도 붓는다. 얼음을 채운 뒤 탄산수를 찰랑하게 부어주면 막걸리 칵테일 ‘막테일’ 완성. 탄산수 대신 사이다를 부어 달달하면서도 깔끔한 디저트 음료로 만들어봐도 좋겠다.

뽀얀 막걸리 살결 사이로 붉은색 시럽이 몽글몽글 연기처럼 파고들며 우아한 풍경을 자아낸다. “예쁘네.” “오우~ 멋진데요.” 촬영장 곳곳에서 탄성이 터진다.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느낌은 요즘 파티 테이블에 딱 맞아 떨어지는 감성이다. 5월의 파티 식전주로 제안했지만, 홀로 앉은 술상에도 훌륭하겠다. 막테일이 고단한 몸과 마음을 담담하게 또 경쾌하게 토닥거려주리라. “수고했어 오늘도.” 요리잡지 에디터의 이번 마감주는 결정됐다. 막테일 한 잔 진하게 말아 마셔야겠다.

 

 

PREP 재료를 준비합니다

막걸리 2컵, 사이다 4컵, 홍초 1컵, 각얼음 적당량.

4명 정도가 나눠 마시기에 적당한 분량이에요. 식전주는 많이 달지 않고 산뜻해야 하는데요, 막걸리는 많이 달지 않은 것으로 쓰는 게 좋겠습니다. 뒷라벨을 확인해 웬만하면 아스파탐 등의 인공감미료가 들지 않은, 자연스러운 단맛의 막걸리로 준비합니다.      

 

 

STEP 1 잔에 홍초를 부어줍니다

유리잔 바닥에 1cm 정도 깔아주듯이 부어주면 됩니다. 홍초는 석류나 멜론시럽처럼 향미와 색깔이 있는 시럽으로 대신해도 됩니다.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맛을 창조하시면 돼요. 저는 봄이니까 새콤달콤하게 홍초를 선택했어요. 색깔도 곱고요.    

 

 

 

STEP 2 막걸리를 붓습니다

홍초 위에 막걸리를 조심스럽게 따라줍니다. 붉은색 홍초와 뽀얀 막걸리가 층을 이루는데요, 일부러 섞지 말고 막걸리가 천천히 가라앉으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기다립니다. 그래야 예뻐요. 파티의 흥을 돋우는 음료니까 아리따워야지요.    

 

 

 

STEP 3 얼음을 채웁니다

얼음은 생략해도 상관없습니다만,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탄산수가 청량하게 제 몫을 다하려면 미지근한 칵테일보다 차가운 게 낫습니다. 까칠까칠한 탄산의 느낌이 더 도드라지니까요. 순한 칵테일을 원한다면 얼음은 생략하세요.

 

 

 

STEP 4 탄산수를 섞어줍니다

잔에 탄산수를 찰랑하게 부어줍니다. 색깔 시럽과 막걸리가 본격적으로 섞이기 시작할 거에요. 뽀얀 막걸리 사이로 연기처럼 몽글몽글 피어 오르는 붉은빛이 감각적입니다. 탄산수는 마시기 직전에 부어주어요. “우와~” 감탄사가 연발할 겁니다. 별 것 없이 뿌듯뿌듯.    

 

 

 

막테일 완성!

 

 

 

 

 

 

 

 

 

글 : 김미선기자 (<쿠켄> 매거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