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칼럼

[이대형박사의 우리술 이야기] 이제는 술도 원료의 품종을 알고 마시자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19-08-23
  • 조회수 5187

술의 맛은 무엇에 의해 좌우 될까 술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전분 소재로 보면 원료(쌀, 밀가루, 맥아 등), 발효제(누룩, 입국 등), 물, 효모 등으로 이야기 한다.

그 중에서 술의 특징을 크게 반영하는 것은 ‘원료’라 할 수 있다. 쌀을 이용하면 막걸리나, 약주, 사케가 되고 포도를 이용하면 포도주가 되는 것처럼 원료는 그 술의 특징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이 된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멜롯 (Merlot), 쉬라 (Syrah) 등의 포도 품종 이름을 들어 보았을 것이며, 사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라 해서 사케를 만들기 적합한 쌀로 야마다니시키(山田錦), 고하쿠만고쿠(五百万石), 미야마니시키(美山錦) 등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맥주의 경우에도 맛을 나타내는 요소로 다양한 맥아와 홉의 품종을 이야기 한다.

이처럼 각 주류별 다양한 맛과 향을 나타내는 기본 원료로 와인은 200종의 주조용 포도 품종, 사케는 약 100종의 주조용 쌀 품종, 맥주는 맥아 300종과 홉 300종의 원료를 이야기 한다. 

 

 

다양한 원료의 품종에 의해 다양한 술들이 만들어 진다

 

일본은 다양한 양조용 쌀 품종을 이용해 사케를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술의 원료로 가장 쉽게 접하는 것은 쌀일 것이다. 막걸리나 약주 그리고 소주까지 주원료는 대부분 쌀을 사용한다.

하지만 술의 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쌀의 품종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는 양조장은 많지 않다. 양조장들에게 자신들의 술 자랑을 하라 하면 좋은 원료와 깨끗한 물을 사용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조금 깊게 그 원료가 어떤 품종인지, 어떤 품질 특성에 의해 술의 특징이 나타나는 지를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술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원료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원료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반면 쌀을 이용해 비슷한 제조법으로 술을 만드는 일본의 경우는 어떠할까 대표적인 술인 사케는 오래전부터 품종을 중요시하여 술 제조에 적합한 품종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그 결과, 사케를 만들기에 적합한 품종 조건을 찾고 그에 따라 품종들을 만들어 보급하면서 쌀 품종별로 사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같은 품종도 지역에 따른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사케 원료로써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쌀 품종을 그 술의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쌀 품종 자체 홍보를 통해 자신들이 만드는 술 맛과 향의 특징까지도 설명하고 있다.

 

전통주는 그 지역의 쌀 또는 국산 쌀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자신이 술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쌀 품종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쌀은 단일 품종 판매가 적고 혼합 품종 판매가 많이 때문에 특별히 품종을 지정하지 않으면 혼합 품종 쌀을 구입할 확률이 높은 이유도 있다. 또,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도 품종을 통한 품질의 홍보 보다는 자체 브랜드를 홍보하기에 품종의 중요성은 중요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양조장도 자신들이 만드는 술의 정체성과 차별화를 위해 쌀 품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쌀의 품종을 알기보다는 브랜드를 앞세우는 쌀 포대들

 

이제 소비자는 어떤 품종의 쌀이 밥맛이 좋은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가능하면 그런 품종을 구매하려 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현상이 가공식품으로도 옮겨 갈 것이다. 양조장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맛과 향을 잘 나타낼 수 있는 품종을 선발해 술을 만드는 것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양조 과정일 것이다.

특히, 원료 품종의 선발은 다른 양조장과의 차별성으로 마케팅적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는 제품명 또는 라벨에 국산쌀이 아닌 경기도 추청쌀을 이용해 만든 막걸리 또는 오대쌀을 이용해 만든 막걸리 등이 표시되어져야 할 때다. 

 

 

 

이것은 단순히 막걸리뿐만 아니라 전통주 전반에 걸쳐 이야기 되어야 할 부분이다.

막걸리에 적합한 품종 연구를 넘어서 약주나 소주에 어울리는 품종을 선발하고 그러한 품종을 사용해서 만든 전통주의 차별성을 스토리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전통주의 다양성과 함께 고급화, 차별화가 가능해 지는 길이다.

 

아직 주종별 원료 품종 연구결과가 많지 않기에 원료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도 술 품질 향상을 위해 술 생산에 맞는 품종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소비자도 내가 마시는 술이 어떠한 지역의 어떠한 품종으로 만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지금보다 더 가져야 한다.

이러한 생산과 소비자들의 품종에 대한 관심이 증가 할수록 우리 전통주의 다양성도 증가할 것이며 우리 전통주만의 품종 떼루아(terroir)도 만들어 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쌀 품종별 전통주를 구분해서 마시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이대형 경기농업기술원 박사